광주 도서관 붕괴, 반복되는 안전불감증과 구조적 문제

디Y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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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4일 오후 10:53

발행: 2025년 12월 14일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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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로 4명이 숨진 참사는 3년 만에 광주에서 세 번째 발생한 대형 붕괴 사고입니다. 시공 경험이 없는 특수 공법 도입, 시공사 부도로 인한 장기화와 관리 소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며, 사고 반년 전 동일 현장의 사고도 경고 신호로 작용하지 못했습니다. 사고는 안전보다 공기 준수에 치우친 건설 현장 문화와 숙련공 부족,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드러냈습니다.

또 다시 찾아온 붕괴의 그림자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공사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지하 2층에서 지상 2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고,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작업자들은 그대로 매몰되고 말았습니다. 사고 이틀 만에 마지막 실종자까지 시신으로 수습되면서 광주 시민들은 또 한번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번 사고는 2021년 학동, 2022년 화정동에 이어 불과 3년 사이 광주에서만 세 번째로 발생한 대형 건설 현장 붕괴 참사였습니다.

특수 공법과 경험 부족의 교차점

사고 원인으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것은 '장스팬 지지 피시(PC)거더'라는 특수 공법입니다. 기둥 간 간격이 최대 48m에 달하는 넓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도입된 이 공법은, 일반 건축물에서는 보기 드문 기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제는 시공사인 홍진건설과 구일종합건설이 이 공법에 대한 시공 경험이 전무했다는 점입니다. 시공사 관계자는 광주시가 입찰 조건으로 특정 공법을 요구해 변경이 어려웠다고 설명했지만, 경험 없는 기술의 도입 자체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홍진건설의 모기업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 공사가 중단된 뒤 재개되는 과정에서 시공 역량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습니다.

사고 현장을 본 전문가들은 접합부가 매끈하게 끊어진 점을 보고 용접 불량을 의심했습니다. 또한,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을 사용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누락된 콘크리트 물량을 뒤늦게 반영하면서 하중 계산에 오류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시공사, 하청업체, 감리사 등 관련 업체 6곳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들의 출국을 금지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누적된 경고 신호와 안전 관리의 붕괴

이번 사고는 여러 차례의 경고 신호를 무시한 끝에 터진 '예견된 참사'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원래 2017년 착공 예정이던 공사는 다양한 문제로 9년이나 장기화되었습니다. 작품 공모 당선자의 입국 지연, 잦은 설계 변경,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시공사의 부도가 겹치면서 공정 관리 자체가 흔들렸습니다. 공사가 4개월간 중단된 뒤 재개되는 과정에서 '공기 맞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안전이 뒷전으로 밀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사고 발생 약 6개월 전, 같은 현장에서 추락사 사고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안전 대책 강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광주시의회는 이번 사고가 시가 직접 발주하고 관리 감독하는 공공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광주시의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을 요구했습니다. 시민단체들도 학동, 화정동 참사 이후 감리지침 보완과 시민참여형 관리시스템을 요구했으나 외면당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 투입된 한 노동자는 출근 첫 날 참변을 당했고, 유족들은 '부실 시공이 빚은 예견된 사고'라고 말하며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반복되지 않기 위한 과제

사고 조사와 함께 전국적으로 확대된 안전 점검은 당장의 대응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더 깊은 곳에 있습니다. 국내 건설 현장은 심각한 숙련공 부족과 고령화를 겪고 있으며, 그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있습니다. 언어와 기술 소통의 어려움은 현장 안전 관리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사고의 배경에는 약화된 인력 생태계와 이를 메우지 못하는 사회안전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광주시는 유족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시가 발주한 51개 주요 현장과 민간 현장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눈에는 이번 대응도 과거의 참사 이후 했던 약속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공법이나 한 번의 점검이 아니라, 장기화된 공사와 원가 압박 속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와 시스템을 건설 현장 뿌리까지 바꾸는 일입니다. 4명의 생명이 다시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분명합니다. '안전불감 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