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식 산다…역대 최대 신용공여
최근 증시가 활황을 맞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6월 1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38조227억 원을 기록했고,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불과 11일 만에 1조6천억 원이나 늘었습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을 끌어다 쓰는 레버리지 투자가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했는데요, 투자자들은 증시 수익률이 대출 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하며 저점 매수에 베팅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5월 출시된 국민성장펀드는 6000억 원 한도가 5영업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1인당 평균 2000만 원 수준의 투자가 이루어졌고, 소득공제 혜택을 노리고 마이너스통장까지 동원해 가입한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이런 과열 조짐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은행권 '마통 단속'…신용대출 한도 줄인다
은행들은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연소득과 관계없이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 원으로 제한했고, KB국민은행 역시 일반신용대출 한도를 1억 원, 마이너스통장은 5000만 원으로 낮췄습니다. 신한은행은 3000만 원을 초과하는 마이너스통장 중 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는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의 조치는 특히 강력한데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모든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번 단속의 핵심은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증시 레버리지 자금줄을 원천 차단하려는 취지입니다. 다만 서민금융이나 상생대환대출 같은 취약계층 지원 상품은 예외로 두어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관리를 꾀하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와 '숏 감마'…변동성의 악순환
문제는 빚투만이 아닙니다. 지난 5월 27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로 개인 자금이 쏠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이 상품들은 6월 11일 기준 거래대금이 385조 원에 달했고, 목표 배율 유지를 위해 장 마감 전 기계적으로 매도·매수를 반복하는 '숏 감마'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사실 이 메커니즘은 주가 하락 시 추격 매도를 부추겨 지수의 하락폭을 키우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지난 6월 초 코스피는 8933선까지 오르며 9000을 코앞에 뒀다가, 8일에는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7400선까지 급락했습니다. 이후 8000선을 재탈환했다가 다시 밀리는 등 널뛰기가 이어졌는데요, 이 사이 강제 청산된 반대매매 규모는 한 달간 1조2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ETF가 맞물린 현재의 장세에서 무리한 빚투는 자산이 순식간에 증발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