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수로에 나타난 3.5m 상어
지난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3.5미터 크기의 무태상어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를 무태상어로 추정했는데요. 상어는 일주일 넘게 수로를 맴돌며 빠져나가지 못했고, 시민들은 부산과 상어를 합친 '부캉이'라는 애칭을 붙였습니다.
관심은 곧 인파로 이어졌습니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에는 방문객이 10만 2천 명을 넘어섰는데요. 평소 평일 방문객이 2천 명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상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현장에서는 탄성이 터졌습니다.
지역 경제를 흔든 '부캉이 마케팅'
부캉이는 순식간에 지역 마케팅의 핵심 소재가 됐습니다. 이디야커피는 AI로 만든 부캉이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려 인근 매장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대선주조는 부캉이가 소주병을 든 AI 영상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동구는 한복을 입은 상어 캐릭터를 공개하고 초량이바구길과 초량차이나타운을 잇는 관광 코스를 제안했습니다. 편의점 CU의 경우 19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이 전주 대비 28.4% 증가했고, 보조배터리 매출은 815.5%나 급증했습니다. 상어를 보러 온 사람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느라 관련 용품을 사들인 결과입니다.
안전 우려와 기후 경고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죽은 우럭이나 생닭을 상어에게 던지는가 하면, 휴대전화를 찾겠다며 수로에 뛰어드는 사람까지 나타났습니다. 부산시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수로 주변 출입을 통제하고, 비상근무 인력과 경찰 기동대를 배치했습니다.
다른 시선도 있습니다. 녹색당은 상어 출현을 기후위기의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올해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 출현이 7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5배에 달한다는 겁니다. 해외 사례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머문 돌고래 '밈모', 2018년 템스강에 나타났다 스스로 떠난 벨루가 '베니' 등이 비교됩니다.
부산시는 연휴가 끝난 뒤에도 상어가 수로를 벗어나지 않으면 그물과 보트를 동원해 바다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뜻밖의 손님은 도시에 활기를 안겼지만, 남은 숙제도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