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합의와 제한적 개방의 현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이후,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첫 변화의 신호가 포착됐습니다. 휴전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이란 국적이 아닌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한 건데요, 가봉 국적의 ‘MSG호’가 아랍에미리트산 석유를 싣고 안전하게 지나간 것입니다. 이 소식은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잠시 불러일으켰지만, 동시에 현실의 복잡함도 드러냈습니다. 이란은 휴전 조건에 따라 해협을 개방하긴 했지만,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최대 15척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통제 장치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모든 선박은 이란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감독 하에 특정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었습니다.
국제법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
이러한 이란의 통제 조치, 특히 통행료 징수 검토 움직임에 대해 오만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이드 알마왈리 오만 교통장관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단언했는데요, 그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오만이 서명한 국제 해상 운송 협약에 따르면 자연 통로인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수에즈 운하 같은 인공 운하가 아니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오만의 이 같은 입장은 이란의 통행료 징수 계획에 법적 제동을 걸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혼란은 이란과 미국 등 일부 국가가 특정 국제 해상법 협약을 비준하지 않아 생긴 법적 공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각국의 이해관계와 외교적 발빠른 움직임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 속에서 자국 선박과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외교적 노력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란 외교장관과 직접 통화하며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 재개를 촉구했고, 상황 논의를 위해 장관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해협 주변에는 한국 관련 선박 26척과 선원 173명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신속한 대처가 요구됩니다. 일본과 프랑스도 자국 관련 선박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란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국가의 집중적인 외교 공방은 호르무즈 해협이 단순한 수로가 아닌, 세계 경제와 에너지 안보의 심장부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0일 파키스탄에서 고위급 협상을 재개할 예정인데,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 조건과 전쟁 종식 방안을 놓고 첨예한 줄다리기가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