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87년 체제, 이젠 넘어설 때
18년 만에 공휴일로 돌아온 제헌절, 국회 경축식에서는 AI로 복원된 제헌의원 198인이 헌법 전문을 낭독했습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현행 헌법을 과거의 옷에 비유하며 내년 안에 국민주권 개헌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87년 체제가 4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권력구조와 선거관리 등에서 시대적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진단이 담겼는데요, 최근 조사에서 국민 68.3%가 개헌에 찬성한 만큼 사회적 요구도 적지 않습니다.
개헌의 골자와 엇갈리는 여야 시선
조 의장이 제시한 방향에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계엄선포권 제한, 선관위 개혁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하며 화답했고, 헌정회는 2028년 총선 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자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졸속 개헌이 헌정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습니다. 여야의 시선은 분명히 엇갈리고 있고, 원구성 갈등과 선관위 특검 추천권 등 산적한 현안이 겹치면서 개헌 논의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영을 넘어서지 못하는 정치의 과제
아쉬운 건 제헌절조차 대립의 장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국회 경축식에선 AI 영상 속 인물 배치를 두고 해석이 갈렸고, 조 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빛의 혁명'을 기념하며 매년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진영 행사로 변질시킨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경축식에 불참하고 참정권 집회에 참석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 참석하면서도 협치를 요구했습니다. 정치권이 관용과 절제를 잃은 채 대립을 이어간다면, 고도의 합의가 필요한 헌법 개정은 여전히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1948년 제헌의원들이 국호를 정했던 정신을 되새기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