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협박 글로 날린 세금, 이제는 돌려받습니다
2024년 9월 18일, 20대 남성은 자신이 관리하는 익명 커뮤니티에 야탑역에서 30명을 살해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글이 SNS를 타고 빠르게 퍼지면서 지역 사회에 큰 불안감이 조성되었고, 경찰은 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하는 등 총 529명의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실제 범행은 없었지만, 막대한 치안 비용이 낭비된 건 분명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약 2년 뒤인 최근, 이 글을 올린 남성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수원지법은 해당 남성에게 1,484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이는 허위 공중협박으로 인한 치안 낭비에 가해자가 민사상 책임을 진 첫 사례입니다.
사이트 홍보라는 어이없는 동기
글을 올린 남성은 자신이 운영하던 익명 사이트를 알리기 위해 범행을 예고했습니다. 부모와 친구들에게 무시당했다는 내용과 함께 9월 23일 오후 6시에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적었는데요. 이 글은 순식간에 확산되었고, 시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예고일에 맞춰 야탑역 일대에 비상 순찰을 강화했고, 국제 공조 수사 끝에 56일 만인 같은 해 11월에 작성자를 체포했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실제 살해 의사가 전혀 없었으며, 오로지 사이트 홍보를 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협박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사회봉사 120시간도 함께 명령되었습니다.
5505만 원 중 27%만 인정된 까닭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법원이 경찰이 청구한 5,505만 원 전액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의 초과근무 수당이나 출동 수당, 차량 유류비 등은 불법 행위로 인한 추가 손해로 봤습니다. 반면 정규 시간 근무에 해당하는 기본급은 해당 사건이 없었더라도 지출되었을 고정 비용이므로 배상 범위에서 제외했습니다.
결국 실제로 추가로 들어간 돈만 1,484만 원으로 추산한 것인데, 이는 청구액의 약 27%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일각에서는 배상액이 너무 적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공중협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가해자에게 물을 수 있다는 원칙은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신세계백화점 폭파 예고나 대통령실 협박 등 다른 사건에서도 민사상 손해배상을 적극적으로 청구할 방침입니다. 허위 협박 하나에 수천만 원의 세금이 날아가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의 이번 판결이 실효성 있는 경고가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