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민주화운동 토론회 하나로 멈춰선 과방위
8월 1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최근 개최한 오월 민주화운동 관련 토론회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한 것인데요.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토론회가 역사를 왜곡하고 희생자를 모욕했다며 이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이 의원과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와 학술 토론의 권리를 주장하며 맞섰죠. 4시간 넘는 설전 끝에 과방위는 단 한 건의 안건도 처리하지 못한 채 산회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날 회의는 예정된 업무 보고와 예산 심사가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등 주요 기관의 업무 보고는 뒷전으로 밀렸고, AI 기본법 개정안과 AI DC 특별법 등 6개 핵심 안건 처리도 다음으로 미뤄졌습니다.
사퇴 요구와 표현의 자유 사이
민주당은 이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나온 발언들이 명백한 오월 민주화운동 처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정헌 의원은 의원직 자격이 없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고, 이주희 의원은 국제사회가 인정한 학살 사태를 부정하는 것을 학술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까지 이 의원을 중대범죄자라고 지칭하며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해당 행사가 학술단체 주관의 학술 행사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형두 의원은 기록에 바탕을 둔 자유로운 토론을 막는 것은 입틀막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고, 이진숙 의원은 오월 민주화운동이 성역이 되어 토론까지 막혀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습니다. 이처럼 양측의 대립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역사 인식과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 충돌로 번졌습니다.
남겨진 안건과 여권의 딜레마
사실 이번 파행의 여파는 상당히 큽니다. 과방위가 국가 전략기술 확보와 데이터 관리 기반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서 발이 묶였기 때문인데요.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번 마비가 지속될 경우 국가 미래 전략 정책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엄정한 징계 원칙과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습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계파와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의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기초의원들은 학술 토론과 연구는 민주주의 기본 권리라며 옹호에 나섰습니다. 징계하자니 강성층의 반발이 크고, 감싸자니 오월 민주화운동 관련 정당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는 상황입니다. 과방위는 다음 회의를 언제 열 수 있을지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우선인 상태라 업무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