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실적의 시작
SK하이닉스가 3분기 영업이익 11조 3,83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기록으로, 매출 24조 4,489억원과 함께 전년 동기 대비 39%, 62%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률 47%라는 수치는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순익으로 남기는 경이로운 성과입니다.
이번 호실적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폭발이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HBM은 일반 D램보다 5배 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습니다.
AI가 몰고 온 메모리 혁명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8%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메모리 시장이 AI 패러다임 전환에 힘입어 전 제품군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호황은 2017~2018년 클라우드 중심 호황기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슈퍼사이클로 진단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AI 시장이 학습 단계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HBM뿐 아니라 서버용 DDR5, 기업용 SSD 수요까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새로운 응용처가 끊임없이 창출되면서 메모리 수요의 기반이 더욱 폭넓어지고 있습니다.
완판 행진과 투자 확대
현재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만들자마자 팔리는' 초호황기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HBM을 포함한 D램, 낸드 생산량이 이미 모두 완판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M15X 공장 조기 가동과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건설 일정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특히 HBM4는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하며, 내년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며, 1c(6세대 10나노급) 공정 D램의 비중을 높여 내년 말 국내 일반 D램 생산 능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 호황 전망과 경쟁 구도
가장 주목할 점은 SK하이닉스가 2027년까지 HBM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점입니다. 김우현 CFO는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호황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 국민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기뻐할 만한 발표"를 예고하며 추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HBM4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호황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단기적인 주주환원보다 재투자를 통한 장기적 성장에 집중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