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원룸촌의 달라진 풍경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촌에서 예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7월이면 방 하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최근에는 부동산 플랫폼에 수백 건의 월세 매물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방을 구한다는 학생들의 전단지가 붙어 있지만, 공실은 계속 쌓여만 가는 상황입니다.
이런 변화 뒤에는 서울 월세의 가파른 상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6월 서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3.35로, 2015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 월세는 1년 새 7% 이상 올라 60만 원을 훌씬 넘어섰습니다. 대학생들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수준입니다.
집주인의 딜레마와 턱없는 기숙사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학생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조차 방 구하기와 월세 문제를 토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집주인들도 난감한 입장입니다. 공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느끼고 있음에도, 기존 세입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쉽게 임대료를 내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문제는 대안이 될 만한 대학 기숙사마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사학진흥재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5.67%에 불과했습니다. 대다수 학생이 학교 밖에서 집을 구해야 하는데, 원룸 월세는 갈수록 오르고 있습니다.
고시텔과 하숙으로 쏠리는 수요
결국 학생들은 보증금이 적거나 없는 고시텔과 하숙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신촌 일대 고시텔은 대부분 만실을 이룰 정도로 수요가 몰렸는데요. 가격은 보증금 10만 원에서 100만 원, 월세는 20만 원에서 80만 원까지 다양합니다.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20만 원대면 거처를 마련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합니다.
하숙 또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식사 두 끼를 제공하면서도 월 60만~70만 원 선에 형성되어 있어 기숙사비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현대아이파크부동산 최상원 대표는 월세 상승과 경기 악화가 겹치면서 학생들이 원룸 대신 대체 주거 형태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을 감수하면서까지 저렴한 주거지를 찾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서울 대학가의 주거 불평등은 새 학기를 앞두고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