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 21만 원, 갚을 돈 30만 원 상품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품권 사채’라는 이름으로 불법 고금리 대출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4월 인터넷 카페를 통해 21만 원을 빌렸는데, 일주일 만에 30만 원 상품권으로 갚으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무려 2,000%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A씨가 상환을 거부하자 사채업자는 직장에 전화를 걸어 부당하게 채권을 추심했고, 결국 A씨는 직장을 그만두게 됩니다. 이런 피해 사례는 한두 건이 아닌데요, 일부는 생명까지 잃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사기죄 고소한 사채업자는 무혐의…피해자는 오히려 벌금
더 충격적인 것은 법적 대응 과정입니다. 피해자 A씨가 사채업자를 불법 추심 혐의로 고소했지만, 인천지검은 지난 12일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반면 사채업자가 A씨를 사기죄로 고소한 건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넘어갔고, 검찰은 A씨에게 사기 혐의로 100만 원 벌금형을 약식 기소했습니다. 이런 결과에 대해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보호받고 피해자가 처벌받는 역전 현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지검은 대부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재수사에 들어갔지만, 이미 불거진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정부 “원천 무효·무관용”…TF 가동과 피해자 지원 확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 60%를 초과하는 불법사금융은 원금과 이자가 모두 무효”라며 상품권 사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정부는 상품권 예약판매를 이용한 변종 불법 금융을 단속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금융감독원(1332), 서민금융진흥원(1397),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 등에 신고하면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적 공백과 수사 기관의 인식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정부 대책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