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년 역사 지켜본 '왕할머니' 거북이, 미 동물원서 조용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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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6일 오후 8:49

발행: 2025년 11월 26일 오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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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세의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안락사했습니다. 1884년 태어난 그래마는 두 차례 세계대전과 20명 이상의 미국 대통령 임기를 지켜본 '역사의 산증인'으로, 동물원에서 '왕할머니'라 불리며 사랑받았습니다. 갈라파고스땅거북은 장수 동물로 알려졌지만 현재 멸종 위기종이며, 그래마의 죽음은 종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역사의 산증인, 조용한 이별

141년을 살아온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했습니다. 1884년 갈라파고스섬에서 태어난 그래마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 20명 이상의 미국 대통령 임기를 지켜본 살아있는 역사였습니다. 동물원 측은 고령으로 인한 뼈 질환 악화로 인해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마는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왕할머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정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 덕분에 동물원의 '여왕'으로 통했는데요, 방문객들에게는 항상 온순한 모습으로 다가갔습니다.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키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 세기를 넘나든 긴 여정

그래마의 삶은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태어나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지기 전부터 존재했던 셈이죠. 1928년경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이주하기 전까지는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서 지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래마가 찰스 다윈의 연구와도 간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윈이 1835년 갈라파고스제도를 방문했을 때 연구 대상이었던 거북이들이 그래마의 부모 세대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그래마의 생애에 진화론적 의미까지 더하는 대목입니다.

장수의 비밀과 보존의 과제

갈라파고스땅거북은 최대 1.8미터까지 자라고 몸무게가 180킬로그램에 달하는 거대한 종입니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노화에 따라 체내에 쌓이는 독성 물질을 정화하는 뛰어난 생리적 능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마보다 더 오래 산 사례도 있는데, 호주에서 살았던 '해리엇'은 176세까지 생존했으며, 현재 세인트헬레나섬에 사는 세이셸코끼리거북 '조나단'은 190세가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런 장수 종도 멸종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갈라파고스제도에 서식하는 15종의 땅거북 중 3종은 이미 멸종했고, 나머지 종들도 서식지 파괴와 환경 변화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래마의 죽음은 멸종 위기종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남겨진 유산과 미래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그래마의 죽음에 대해 "동물원 역사 전체에 걸친 유산을 남겼다"고 애도했습니다. 많은 방문객들이 SNS를 통해 그래마와의 추억을 공유하며 추모하는 모습에서 그가 남긴 영향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 필라델피아 동물원과 마이애미 동물원에서 갈라파고스땅거북의 인공 번식 성공 사례가 보고되는 등 보존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41년 동안 역사의 증인으로 살아온 그래마의 legacy는 이제 멸종 위기종 보호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의 긴 여정이 남긴 교훈이 앞으로의 보전 노력에 힘이 될 것이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