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다시 불안… 국제유가 90달러 돌파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습니다. 7월 21일 기준 런던 ICE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91.01달러로 2% 이상 올랐고, 뉴욕상업거래소의 WTI도 84.9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71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불과 몇 주 만에 20달러 가까이 뛰어오른 겁니다. 러시아 남부 카스피해 송유관 터미널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카자흐스탄산 원유 선적이 중단되는 등 중동 밖에서도 공급 차질이 겹치며 가격이 더욱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까지 가세했습니다
이번 유가 상승에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의 움직임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고, 아시아로 향하던 사우디산 원유 운반선 두 척이 실제로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때 사우디 원유의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온 곳입니다. 이곳을 하루 통과하는 물량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7%에 달하는데, 봉쇄가 현실화되면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유가가 11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가 급등은 단순히 기름값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끌어올려지고, 환율은 다시 1,500원대로 압박을 받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는 연쇄 반응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강화로 선회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기존의 인하나 폐지 대신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오는 24일 발표될 여덟 번째 조정에서도 가격 동결이나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7월과 8월 원유를 전년 평균 대비 110% 이상 확보해 당장의 수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글로벌 재고 수준이 낮아 가격 상승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서민과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 조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