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직 놓고 다시 겹돌한 여야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두고 여야가 첫날부터 강하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이 자리를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원구성 협상은 시작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모습입니다.
사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단순한 상임위 배분을 넘어선 정치적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법사위는 특검법이나 검찰 개혁 관련 법안, 대통령 관련 수사 등을 다루는 핵심 관문 역할을 하는데요. 여야 모두 이 위원장직이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후반기 국회의 첫 물꼬부터 법사위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지선 민심"과 "입법 지연"의 충돌
국민의힘은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사수하는 것이 권력 사유화를 막으라는 국민의 준엄한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법무부가 최근 발족한 검찰인권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1차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을 두고,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옥상옥 기구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법사위까지 독식하려는 시도를 의회 독재를 이어가겠다는 선전포고로 규정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주장을 과거의 행태를 망각한 적반하장이라고 일축하고 있습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과거 필리버스터로 국회를 공전시키고 민생 법안까지 계류시킨 전력이 있다며, 법사위를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은 집권당이 법사위를 맡아야 현재 계류 중인 민생 입법을 신속히 처리하고 국정 과제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행 깨진 뒤 반복되는 악순환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가 매번 쟁점이 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16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을,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졌는데요. 그러나 20대 전반기 새누리당이 법사위를 확보하고, 21대 전반기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독식하면서 이 관행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이후 원구성 협상 때마다 법사위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재정경제위와 정무위 등 경제 상임위원장직을 여당에 배분하자는 안을 제시한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포함한 최소 7개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달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양측이 각자의 전략적 필요를 내세우며 한발씩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서, 후반기 국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