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하 회담" vs 이란 "협상 없다"...호르무즈 긴장 속 엇갈린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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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30일 오전 9:04

발행: 2026년 6월 29일 오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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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과의 고위급 회담을 예고했으나, 이란은 양해각서 이행 점검을 위한 기술적 방문일 뿐 협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와 석유 판매 허가 등 선행 조건 이행을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비핵화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하 회담을 둘러싼 엇갈린 시그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과의 고위급 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접촉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 이후 확전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요. 백악관은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파견하여 양해각서(MOU) 이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스위스에서 실무급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만남이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고위급으로 격상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이에 대한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향후 며칠간 미국과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는데요. 이란은 도하에 전문가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위급 회담이 아닌 양해각서 조항 이행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기술적 방문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 역시 미국 대표단의 방문이 이란과 무관한 별개 사안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양국이 같은 시점에 같은 도시에 인물을 보내면서도 만남의 성격부터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는 셈입니다.

합의 이행이 먼저라는 이란의 조건

이란이 회담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명확한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이란은 양해각서 13조를 근거로, 최종 합의를 위한 본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여러 조항의 이행이 개시되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휴전 보장, 이란산 석유 판매 허가, 그리고 동결 자산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 해제 등이 포함됩니다. 이란은 이를 위해 전문가 대표단을 도하에 파견하여 실제 이행 상태를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이 양해각서를 준수하면 이란 역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상호 이행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근거 없는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는데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비핵화를 미국의 핵심 목표로 거듭 강조하며, '에픽 퓨리' 작전의 군사적 성과와 유가가 배럴당 69달러까지 하락한 경제적 효과를 내세워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양측이 서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을 상대방의 몫으로 돌리면서 진정한 대화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긴장의 먹구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걷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란은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벗어나는 상선은 계속해서 차단하겠다고 밝혔으며, 오만 등 인접국과의 협의가 불발될 경우 독자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상선 공격이 6월 18일 휴전 합의를 위반한 행위라며 보복 공습으로 맞서왔고,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란의 공격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물론 양측 모두 무력 충돌의 확전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제 유가 안정과 해상 물류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입장이고, 이란 역시 대규모 군사 대응으로 인한 자국 내 피해와 추가 제재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상호 신뢰 회복 없이는 지금의 불안정한 휴전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도하에서의 만남이 진짜 대화가 될지, 아니면 각자의 입장만 확인하고 헤어지는 장면이 될지는 이제 며칠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