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이 막히고 육로가 열리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두바이를 비롯한 주요 공항의 운항이 잇따라 중단됐습니다. 이로 인해 현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약 1만 8천 명 중 상당수가 발이 묶이는 상황에 직면했는데요. 정부는 즉각 재외국민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출발하는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귀국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미 에미레이트항공의 두바이 직항편 운항이 일부 재개되며 372명이 귀국하는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UAE와 카타르에만 약 3천 5백 명의 국민이 귀국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중동 지역을 연결점으로 삼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드러낸 순간이기도 합니다.
전세기 탑승, 취약 계층이 우선입니다
정부가 마련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전세기 투입과 육로 대피의 병행이었습니다. 8일 오후 5시(한국시간) 아부다비를 출발한 에티하드항공 전세기는 290석 규모로, 이른 아침부터 주UAE 한국대사관을 통해 수요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탑승 대상은 중증 환자, 장애인, 임산부,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취약 계층으로 우선 선정됐고, 1인당 약 140만 원의 비용이 사후에 청구될 예정입니다. 한편 하늘길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다른 국가에서는 육로 대피가 활발히 이어졌습니다. 카타르에서는 65명, 쿠웨이트에서는 14명이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차량을 임차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안전하게 이동했으며, 이처럼 전세기와 육로라는 이중 안전망을 구축한 것이 이번 귀국 작전의 특징입니다.
불안한 하늘, 장기화될 위기 전망
이번 사태의 파장은 당장의 귀국 문제를 넘어 항공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두바이 노선이 3월 15일까지 운항 중단된 대한항공을 비롯해, 많은 항공사들이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행 시간과 연료 비용의 증가로 직접 이어지는데요. 업계에서는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유류비 상승과 항공 운임의 추가 급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정부가 목표로 한 ‘일주일 내 모든 국민 귀국’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의 추가 공격 가능성과 같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갈등이 단순한 정치·군사적 이슈를 넘어, 일반 시민의 일상과 글로벌 물류 체계를 순식간에 마비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