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결심공판 단계에서 뜻밖의 지연을 맞았습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은 하루 만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의 변론이 길어지면서 결국 13일로 연기됐습니다. 재판부는 "13일 무조건 끝낸다"고 못 박았지만, 이 과정에서 법정은 진풍경을 빚었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재판장의 소송 운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결심공판 연기, 변론 지연이 빚은 진풍경
이날 재판은 지귀연 부장판사 주재로 오후 2시 시작됐습니다. 재판부는 하루 만에 모든 절차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김용현 전 장관 측 변호인이 증거 관련 변론을 시작하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변호인은 노상원 전 합참의장 수첩에 대한 해석, ‘경고성 계엄’ 주장 등을 반복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변론이 8시간 가까이 이어지자 특검 측 검사가 "빨리라도 좀 읽어달라"고 채근했고, 변호인은 "제 혀가 짧아서 말이 꼬인다"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밤 9시가 넘어서도 변론이 끝나지 않자 재판부는 더 이상 시간을 미룰 수 없다며 13일로 기일을 변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귀연 재판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라며 변호인 측에 양해를 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새벽 시간에 중요한 변론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재판 연기를 요구했고, 결국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로써 특검의 구형과 윤 전 대통령의 최후 진술은 13일로 미뤄졌습니다.
야권·여권 모두 재판장 비판…'침대 재판' 논란
결심공판 연기 소식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의 무능이 낳은 사법참사"라며 "내란 재판이 봉숭아학당으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은 재판부가 내란 세력의 ‘법정 필리버스터’를 방조했다고 주장하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촉구했습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으로 내란을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수 야권에서도 재판장의 소송 운영에 대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재판장의 모습이 사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고,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도 "침대 재판을 시전한 재판부에 유감을 표한다"는 민주당의 발언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처럼 재판 연기는 여야를 넘어 법조계 내에서도 논란을 낳았습니다.
향후 재판 일정과 전망
13일 재개되는 결심공판에서는 특검의 구형이 이뤄집니다. 특검은 이미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측의 최종 변론과 피고인 8명의 최후 진술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재판부는 이날 반드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어 16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국무의원 심의권 침해 혐의 사건 선고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특검은 이 사건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한 상태입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의 1심 선고는 내달 중순으로 예상됩니다. 재판부는 인사 이전에 선고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외환·위증 혐의 사건, 한덕수 전 총리의 위증 혐의 사건 등도 잇따라 공판 준비기일이 시작됩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으로 총 7건의 재판을 더 받게 될 전망입니다.
이번 재판 연기로 법원의 공정성과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