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년 전 역사, 후손에게 돌아간 월 10만원
전북특별자치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 연간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도내 1년 이상 거주한 등록 유족 723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 조치는 월 10만원에 달하는데요. 전북도는 국가적 예우가 미흡했던 동학농민혁명의 가치를 지자체 차원에서 먼저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132년 전 일어난 역사적 사건의 후손에게 세금을 쓰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곧바로 제기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재정과 형평성 논란
사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오랜 간극이 있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봉건사회 부패 척결과 반외세를 외치며 일어난 대규모 민중항쟁으로, 이후 항일 의병운동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의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항일 의병 참여자들이 독립유공자로 예우받는 반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은 별도의 보훈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이번 수당 지급이 예우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합당한 예우를 끌어내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북도의 재정자립도가 23.32%로 전국 최하위라는 점을 지적하며,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8억 6,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우선순위에 맞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특히 6.25 참전용사에게 지급하는 참전수당이 월 4만원에 불과한데, 동학농민혁명 후손에게는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미애 의원 역시 역사를 기리는 것과 세금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임진왜란이나 다른 역사적 희생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국가적 예우 확대 가능성은
당연히 이런 논란 속에서 전북도의 행보는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는 수당 지급과 함께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참여자 서훈 등을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금 집행의 적절성과 역사적 사건 간 예우의 기준을 두고는 여전히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앞으로 이 조치가 다른 지자체로 확대될지, 아니면 재정 부담과 형평성 논란 속에서 제자리를 찾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