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오른 한화, KAI 품는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 넘게 확보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습니다. 단순 투자를 넘어 사업적 결합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데요. 이번 심사가 통과되면 한화는 KAI의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이번 행보는 상당히 공격적인 속도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3월 약 9,300억 원을 투입해 4.99%의 지분을 처음 확보한 뒤, 5월 6.17%, 6월 10.15%, 7월 14.64%로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최근 한화시스템의 추가 매입으로 총 지분율은 15.89%에 달하며, 현재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어 2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총 투입 자금은 약 2조 2,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육·해·공·우주 통합 방산 구상
한화가 KAI를 품으려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기존의 지상 방산, 해양 특수선, 우주 사업 역량에 KAI의 항공 분야 전문성을 더해 종합 방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이 각각의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KAI의 항공기 개발 및 제조 능력이 결합되면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 그룹이 완성되는 셈입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통합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한화는 지분율이 5%를 넘는 시점부터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공식화했으며, 이번 기업결합 심사 신청을 통해 단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실질적 협력 관계를 구체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KAI 노조 "기술 탈취·독과점 우려"
그러나 KAI 내부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KAI 노동조합은 한화의 공격적인 지분 확대가 결국 기술 탈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KF-21 전투기 등 KAI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독자적 기술력이 특정 대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노조는 또한 이러한 대기업 중심의 방산업계 재편이 시장 경쟁을 약화시키고 기존 협력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화와 KAI는 이미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협력해 온 사이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지분을 통한 지배력 확대라는 차원이 달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와 KAI 내부 의견 조율 과정에 따라 한화의 최종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