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에 돌아선 종부세 개편안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불과 20일 만에 상당 부분 수정될 전망입니다. 원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도 150%에서 200%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2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은 이 방향을 상당 부분 바꾸기로 공감대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 특히 서울 지역에서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서울 지역 긍정 평가가 한 주 만에 10%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정이 합의한 방향과 남은 과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종부세 기준을 적용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원안대로 9억 원보다 높게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실거주 인정 범위도 기존의 전근이나 질병 치료 외에 육아나 가족 돌봄 등 불가피한 사유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양도소득세 역시 예외 사유를 넓혀 전월세 시장의 부작용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다만 육아나 돌봄 같은 사유는 증빙이 까다롭고 해석의 여지가 커서, 행정적 혼란과 납세자 간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이양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여야 공방과 정치적 해석
국민의힘은 이번 수정 움직임을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취임 선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를 본질 없는 땜질식 처방이자 생색내기용 쇼라고 지적했는데요. 반면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세제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민심의 저항이 심각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보완이 불가피하다고 맞받았습니다.
사실 이번 조치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적지 않습니다. 당정은 이달 중 수정안을 마련해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세제 개편안이 민심을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공급 대책이 실제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