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2호기 재가동, 안전과 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장을 열다

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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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7일 오전 6:50

발행: 2026년 4월 7일 오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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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수명을 넘긴 고리 2호기가 국내 최초로 재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원안위는 안전 설비 강화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안전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번 재가동은 심사 지연으로 실질 운전 기간이 줄어드는 등 제도적 문제점도 드러냈으며,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목표 아래 원전의 복잡한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설계 수명 넘어선 첫 재가동

3년간 정지되었던 고리 2호기 원자력발전소가 재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2023년 설계 수명 40년을 마친 이 원전이 다시 가동되는 건 국내 최초의 사례인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정기 검사와 대대적인 설비 개선 작업을 거쳐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대 사고 시 위험한 수소가스를 제거하는 피동촉매형 수소 재결합기(PAR) 교체를 비롯해, 사고 대응 필수 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등 안전 강화에 주력했습니다. 이번 재가동은 단순한 발전소 재가동을 넘어, 노후 원전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국민의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간 정지 상태였던 설비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노후 원전 운영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에 대한 질문도 계속 나오고 있죠. 원안위는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출력 상승 시험을 포함한 후속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며, 지속적인 점검을 약속했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 아래, 기술적 검증과 국민적 신뢰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셈입니다.

드러난 제도적 장애물

흥미롭게도, 고리 2호기는 재가동 승인을 받았지만 그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수명 만료 후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지만, 심사 과정이 길어지면서 실제로 추가로 운전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이 아닌 7년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에요. 이는 현행 제도가 안고 있는 비효율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원전 26기 중 9기가 계속 운전을 신청한 상태인데, 고리 2호기의 경험이 다른 원전들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를 계기로 제도 개선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수명 연장 시점을 운전 허가 만료일이 아니라 실제 재가동일로 변경하는 방안이에요. 이렇게 되면 심사 기간에 상관없이 원전이 10년을 더 운전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계속 운전 가능 기간을 현재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미국처럼 80년까지 운영하는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이번 사례는 안전 심사 자체의 중요성보다, 그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져 에너지 공급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에너지 정책의 복잡한 퍼즐

고리 2호기 재가동 논의를 에너지 정책의 더 넓은 그림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과제가 동시에 닥친 상황에서, 원전은 여전히 한국의 에너지 수급 안정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전은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전력원으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수단 중 하나로 꼽히고 있죠.

반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아직 충분한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체계가 완비되기 전까지 원전의 역할을 전면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그 운용에는 철저한 안전과 국민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결국 고리 2호기의 운명은 기술적 안전성과 경제적 편의성, 환경적 책임, 그리고 사회적 수용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우리 사회의 능력을 시험하는 일이 될 겁니다. 이번 재가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는 향후 다른 노후 원전의 운영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한국 원자력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