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무과실 책임 논란…은행권, 법적 검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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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9월 23일 오후 8:46

발행: 2025년 9월 23일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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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도입한 '무과실 배상 책임' 원칙이 은행권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법적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하는 등 법적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이 원칙이 악용될 경우 신종 사기로 이어지고, 과도한 배상 책임은 금융 시스템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은행들은 예방 투자 확대와 기술 고도화로 대응하는 한편,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법적 균형점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배경: 보이스피싱 범죄와 정부의 새 대책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범죄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핵심 내용은 보이스피싱에 악용된 계좌를 관리하는 금융기관이 피해액의 일정 부분을, 설령 은행 측에 과실이 없더라도 배상하도록 하는 '무과실 배상 책임'입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금융기관의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범죄 예방 노력을 유도하려는 취지입니다.

은행권의 우려: '무과실 책임'의 함정

은행들은 정부 대책의 '무과실 배상 책임' 원칙이 법리적으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첫째, 민법의 기본 원칙인 '과실 책임'을 벗어나 제3자가 아무런 잘못 없이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이 원칙이 악용될 경우, 실제로 피해를 보지 않았음에도 허위로 피해 사실을 꾸며 배상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다수의 공범이 조직적으로 가짜 피해를 만들어내는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법적 자문과 대응: 법무법인 화우와 은행연합회

이러한 우려 속에 은행연합회는 국내 유수의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에 정부 대책의 법적 타당성에 대한 자문을 의뢰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반발하는 것을 넘어,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제시할 구체적인 법적 근거와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입니다. 은행들은 이번 사안이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합리적인 법제화 방안을 정부와 함께 모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보안 강화와 소비자 불편 사이의 딜레마

한편, 은행들은 보이스피싱 예방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며, 이미 다양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5대 은행을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인력을 대폭 늘리고, AI 기반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본인 인증에 안면 인식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등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도한 보안 강화 조치가 오히려 금융 소비자의 편의를 크게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은행들이 송금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특정 연령대의 송금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금융 시스템이 오히려 과거의 불편한 형태로 회귀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향후 전망: 합리적 균형점 찾기

정부의 강력한 보이스피싱 근절 의지와 은행권의 법적·운영적 우려가 충돌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범죄 예방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그리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법적 형평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향후 은행연합회와 로펌의 법적 검토 결과, 그리고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책이 모색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