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처벌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의 1심 선고가 나왔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시세조종을 주도한 총책 이모 씨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3,973억 원, 추징금 1,324억 원을 선고했는데요. 영풍제지 실소유주 공모 씨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2,430억 원, 추징금 74억 7천만 원이 내려졌습니다. 기소된 24명 가운데 22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총 벌금액은 2조 9,686억 원에 달합니다. 단일 종목 주가조작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처벌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선고유예된 벌금까지 포함하면 4조 원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14배 급등 뒤의 시세조종
사건의 시작은 2022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모 씨 일당은 444개에 이르는 증권 계좌를 동원해 약 1년 동안 23만 5천여 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냈습니다. 그 결과 영풍제지 주가는 3,484원에서 54,200원까지 치솟았는데요. 무려 14배가 넘는 상승이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약 7,898억 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영장 없이 확보한 거래자료를 위법수집 증거로 인정하면서, 실제 범죄수익은 1,324억 원으로 제한됐습니다. 검찰 주장의 17% 수준에 그친 겁니다. 이 대목은 항소심에서 다시 다퉈질 가능성이 있는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법원이 본 핵심 역할
재판부는 이모 씨가 시세조종 전반을 기획하고 자금과 계좌를 관리한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이 내려졌는데요. 공모 씨 역시 실소유주로서 조작을 주도한 책임이 인정됐습니다. 공범들에게도 실형과 집행유예가 섞여 선고됐고, 총 벌금액은 2조 9,686억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도피 정황도 재판에 영향을 줬습니다. 이모 씨는 수사를 피하려 밀항 브로커에게 4억 8천만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체포됐고, 도피를 도운 변호사도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건은 1심을 마쳤지만, 위법수집 증거 판단과 부당이득 규모를 둘러싼 법리 다툼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시장 신뢰 회복과 처벌 수위 사이의 균형도 남은 과제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