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통로가 막히나
2026년 8월, 흑해를 잇는 유일한 해상 통로를 관할하는 튀르키예가 상선 통항을 사실상 제한하면서 국제 물류망에 긴장이 흐르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해안안전총국은 최근 러시아 노보로시스크항과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여러 선박의 통항 허가를 보류하거나 심사를 지연시키고 있는데요. 보스포루스와 다르다넬스 해협을 모두 관할하는 튀르키예의 이번 조치는 흑해 전역의 물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한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8월 3일 노보로시스크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당시 튀르키예 상선 2척이 드론 공격을 받아 승조원들이 다쳤고, 이중 튀르키예 국적자가 포함되면서 자국민 안전 보호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흑해는 전쟁의 불씨가 육지를 넘어 민간 해상 교역까지 위협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민간 선박까지 격화된 흑해 공방
사실 흑해에서의 해상 공격은 최근 급격히 빈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7일 오데사 인근 흑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를 수송하던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는데요. 우크라이나 농업부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항구 정박 선박 35건과 해상 선박 22건, 항만 시설 67건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양측은 선박 공격을 넘어 정유 시설까지 상호 타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사마라 주의 시즈란 정유 시설과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일스키 정유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고, 러시아는 이스칸데르-M 탄도 미사일과 S-400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투가 민간 물류 인프라와 해상 운송을 겨냥하면서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 심리는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과 전망
흑해의 긴장 고조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간접적인 형태로 나타날 전망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밀, 옥수수, 보리 공급국인데요. 특히 노보로시스크항은 러시아 곡물 수출의 약 3분의 1을 처리합니다. 이 항만의 운영 차질은 다른 지역의 곡물 수요를 증가시켜 미국, 남미, 호주산 가격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의 80%를 처리하는 노보로시스크 CPC 터미널이 핵심입니다. 한국의 카자흐스탄산 원유 수입 비중은 약 1.5%로 직접적인 공급 차단 가능성은 낮지만, 대체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되며 국제 유가와 운송비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드론 공격 반복으로 전쟁위험 보험료가 오르고 통항 심사 지연으로 가용 선박 공급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해상운임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도 곡물 가격, 원유 수급, 해운비 인상이라는 삼중의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와 업계는 구매처 다변화와 대체 원유 확보, 비축물량 운용 등 대응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