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식에서 터진 돌발 행동
최재해 감사원장의 퇴임식이 예상치 못한 소란으로 얼룩졌습니다. 퇴임사 직후 기념사진 촬영 시간, 유병호 감사위원이 갑자기 1990년대 유행곡 '세상은 요지경'을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고성치는 돌발 행동을 감행했는데요.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감사원 내부에서 추진 중인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해석됩니다. 유 위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 TF의 위법성을 거론하며 비판해 온 인물입니다.
최재해 원장은 퇴임사에서 "외풍 속에서도 감사원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소추를 당했지만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복귀하며 임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최 원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북한 어민 북송 사건' 등 전 정부 정책 감사를 주도하며 '정치적 감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논란 속에 지난 4년의 임기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원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원장에 오른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재임 기간 내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사드 배치 지연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줄곧 감사해 왔는데요. 이러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부실감사·표적감사'를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감사원 내부에서는 최 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엇갈립니다. 일부 직원들은 그가 조직의 신뢰를 훼손했음에도 사과 없이 임기를 채운 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반면 최 원장 스스로는 "감사원을 위한 길을 선택했고 후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탄핵소추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겪으면서도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자평입니다.
당분간 이어질 공석 시대
최재해 원장 퇴임으로 감사원장직은 당분간 공석이 될 전망입니다. 후임 인선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고,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고려하면 상당 기간 자리가 비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감사위원 중 최선임인 김인회 위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지만, 김 위원의 임기도 다음 달이면 종료됩니다.
감사원 내부에서는 조은석 내란특검 등이 차기 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누구를 지명하느냐가 향후 감사원 운영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감사원장은 감사위원 3인을 제청할 권한을 가지고 있어 감사위원회 구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감사원 권력구도 큰 변화 예고
내년 상반기가 되면 감사원 위원회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남구·이미현 감사위원의 임기도 만료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이 대거 물러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새로운 인사들이 감사원 내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친여권 성향 4명, 야권 성향 3명의 '4대 3'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더욱 첨예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유병호 위원의 돌발 행동은 이런 긴장감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감사원이 독립적이고 공정한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장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