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이 촉발한 파장
이재명 대통령의 다문화가정 우대 정책 재검토 지시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로 파장을 넓히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과 국민연금 추후납부, 다문화가족 우선 배정 등을 거론하며 "합리적 근거 없는 혜택은 공동체 신뢰를 훼손한다"고 밝혔는데요. 법무부는 곧바로 전국 지자체에 다문화가족 우대 시책 현황을 11월 3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과다한 특혜'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무엇을 우대 시책으로 분류해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이 없어 지자체들이 자체 판단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광주시는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료 70% 감면을 보고 대상에 올렸지만, 이 혜택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 국가유공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충남도는 공공요금 감면까지 포함해야 하는지 놓고 고심 중입니다.
특혜인가, 최소한의 안전망인가
지자체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의 고향 방문 지원이나 군 지역 운전면허 취득 지원처럼 지역 특성이 반영된 정책이 '특정 계층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다문화가정의 양육 환경은 일반 가정보다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2024년 기준 아동이 있는 다문화가족 중 한부모 양육 가구는 22.2%로 일반 가정의 9.1%를 크게 웃돌고, 부모가 직접 양육하지 않는 비율도 2.5배 수준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기준도 참고할 만합니다. 헌재는 군 가산점을 위헌으로, 여성채용목표제를 합헌으로 판단했는데요. 기존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잠정적 조치인지, 다른 집단에 과도한 불이익을 주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조지현 동신대 교수는 "내국인에게 없는 정책이 이주민에게만 있으면 우대정책이지만 그런 사례는 거의 없다"고 설명합니다.
공공 인프라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
논란의 이면에는 부족한 공공 인프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국 산후조리원 480곳 가운데 공공은 29곳에 불과한데요. 수도권은 286곳 중 4곳뿐이고, 부산과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세종에는 아예 없습니다. 다문화가정을 우선순위에서 빼도 다른 산모의 이용 기회가 크게 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 이주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긴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유감을 표했지만, 공식 사과는 논란 확대 우려로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통령이 전월세와 안보 등 다른 현안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