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가 밝았다. 십이지의 일곱 번째 동물인 말은 예로부터 우리 역사와 문화에 깊이 자리 잡아왔다. 천마도와 같은 유물, 전국 곳곳의 말 지명, 서울 도심 속 말 관련 명소, 그리고 병오년이 주는 상징적 의미까지, 말이 남긴 흔적을 돌아본다.
천마도, 신라 회화의 진수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장니 천마도'는 5~6세기 신라 시대의 작품이다. 자작나무 껍질을 겹쳐 만든 판에 하얀 천마가 하늘을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천마는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으로 실어나르는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다. 천마도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신라 시대 회화 작품으로, 고구려 회화의 영향을 받은 흔적도 보여준다. 그 가치가 높아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말이 새긴 지명과 도심 속 흔적
말은 지명에도 그 흔적을 남겼다. 전국 약 10만 개 지명 중 말과 관련된 곳은 820여 곳인데, 그중 전라남도가 216곳으로 가장 많다. 신안군의 '말섬'처럼 지형이 말을 닮은 데서 유래한 경우가 많다. 서울에도 말과 연관된 장소가 있다. 용마산은 용마 전설이 깃든 산으로 스카이워크가 새로 조성되어 인기를 끌고 있고, 마장동은 조선 시대 양마장이 있던 곳으로 현재는 축산 시장과 고기 식당가로 변모했다. 피맛골은 양반들의 말을 피해 서민이 다니던 길로, 재개발로 옛 모습은 사라졌지만 이마빌딩 로비에 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붉은 말의 해, 도약과 방향
병오년의 '병'은 불, '오'는 말을 의미한다. 불과 말은 에너지와 움직임을 상징하며 도약과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질주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은 저성장, 저출산·고령화, 지정학적 압력 등 여러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선택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병오년이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목표를 향한 질주의 해가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