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발언이 흔든 전작권 시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4일 워싱턴의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세미나에서 전환 조건이 변했다고 밝히면서인데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안보 환경이 달라졌으니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단순한 언급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군의 완전운용능력 평가단장을 맡고 있어 그의 판단이 전환 일정 전체를 좌우합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전환을 매듭짓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평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방부와 여당의 반발
국방부는 곧바로 반발했습니다. 정빛나 대변인은 상호 합의한 조건을 이미 충족해 왔는데 골대를 옮기면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고요. 강신철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조건 추가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조건을 빨리 충족해 전환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고, 국방부와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김병주 국방정책특보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전환을 미루려는 의도와 미국 무기 수출 목적이 섞여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그가 남쪽 철책선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헌법이 규정한 영토주권과 충돌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남은 절차와 변수
전작권 전환은 기본운용능력, 완전운용능력, 완전임무수행능력 세 단계 검증을 거칩니다. 한국은 올해 완전운용능력 평가를 마치고 연례안보협의회에 결과를 제시해 목표 연도를 확정하려는 계획입니다. 평가단장의 부정적 판단이 나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워지는 구조입니다.
군사 실무 차원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정상 간 톱다운 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달 말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와 다음 달 APEC 정상회의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이 조기 환수를 요구하며 도심 집회에 나서는 등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