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논란에 당내외 파장 커져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연 포럼이 큰 파문을 낳고 있습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고 당시 신군부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는데요. 정점식 원내대표가 취소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점이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사실 이 포럼 하나를 두고 여야와 시민사회, 그리고 당내에서도 거센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장은 이진숙 의원 개인을 넘어 국민의힘 전체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5·18 기념재단과 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 등 오월 단체들은 21일 여의도 당사를 찾아가 공개질의서를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학술회의라는 명분으로 역사적 사건을 왜곡하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후속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이진숙 의원 징계안을 의안과에 제출했고, 김민석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윤리위 제소에 감사를 표하며 제명이나 최소한 활동 정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학술포럼인가, 역사왜곡인가
논란의 핵심은 이 포럼이 정말 학술적 자유의 범주 안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을 통해 해당 행사가 학술행사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징계 검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런 선긋기가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특히 5·18의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하는 당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 나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학술 토론으로 넘길 수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당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3,731명은 이 의원을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하며 제명이나 탈당 권고를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이 의원의 언행이 공들여 쌓은 당의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국민 지지를 붕괴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46년 동안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사안을 새삼스럽게 재조명한다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연히 2019년 자유한국당이 유사한 사안에 대해 엄격한 징계를 내렸던 전례와 비교하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징계냐 선긋기냐…당의 기로
이진숙 의원을 둘러싼 갈등은 국민의힘이 민주주의 정당으로서 어떤 원칙을 세울 것인지를 묻는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오월 단체들은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까지 요구하며, 이번 사태가 단순히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 의원이 5·18 관련 법안 표결에는 불참하면서 다른 유공자 법안에는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이를 직무유기로 규정하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당 지도부가 학술행사라는 이유로 징계를 회피하는 사이, 당원들과 국민들은 엄정한 대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국민 곁으로 다가가려 한다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