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기준, '가액'으로 흔들린다
재정경제부는 16일 부동산 세제 개편 토론회를 열고, 같은 날 운영된 '부동산토론회.kr'에는 3일 만에 1,191건의 국민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보유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겁니다. 현행 기준으로는 30억 원짜리 한 채보다 10억 원짜리 세 채를 가진 사람이 더 높은 세금을 내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둘째는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기간 기준으로 재설계하자는 안건입니다. 초고가 1주택에 적용되는 최대 80% 공제가 조세 재분배 기능을 무력화한다는 비판에서 출발한 논의입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보유세 실효세율이 선진국 대비 3분의 1~5분의 1 수준이라는 주장과 맞물려, 급격한 강화 시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함께 제기됐습니다.
'똘똘한 한 채'와 초고가 집중 과세
토론회에서 가장 큰 반향을 얻은 키워드는 '똘똘한 한 채'였습니다. 과거 다주택자 징벌적 과세 정책이 고가 주택 한 채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에서 출발합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35억 원 이상을 초고가 기준으로 설정하고, 해당 구간의 공제 적용률을 10%포인트씩 차감하거나 실효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실거주 기준 공제로의 전환도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5년 거주 시 10% 공제를 시작으로 20년 이상 거주 시 최대 40%까지 차등 적용하는 구체적 안이 나왔습니다. 1주택자 공제도 보유에서 거주 기준으로 바꾸자는 제안에 다수가 동의했지만, 시장 안정장치 없이는 안 된다는 반론도 팽팽했습니다. 보유세 인상에 양도세 감면과 연동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율도 낮춰 매물 공급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대통령의 유튜브 투표, 야권의 새로운 공방
부동산 세제 논의가 한창인 와중에 소통 방식을 둘러싼 충돌도 불거졌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 중 유튜브 실시간 투표를 통해 10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추가 과세 기준을 물은 것을 '현대판 인민재판'이라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대표성이 검증되지 않은 지지자들의 즉석 인기투표로 조세 정책이 결정될 수는 없다는 게 핵심 골자였습니다.
정부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에 최종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못박았습니다. 1주택자 보호와 투기 억제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어떤 줄다리기 결과가 나올지, 향후 한 달이 분수령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