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노보드의 새로운 역사
한국 스노보드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17세 고등학생 스노보더 유승은 선수가 현지 시간 14일, 미국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합산 173.25점을 기록한 그는 일본의 오니쓰카 미야비(174.00점)에 0.75점 차로 아쉽게 2위에 올랐지만, 한국 선수로서는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 종목에서 최초로 메달을 따낸 값진 성과입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호 선수가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국 스노보드가 또 다른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입증한 순간이었습니다.
역전의 3차 시기
빅에어는 약 30미터 높이의 점프대를 타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회전 기술을 겨루는 종목입니다. 하프파이프와 달리 한 번의 점프로 승부가 결정나며, 기술의 난이도와 수행, 공중 동작, 착지 등이 평가됩니다. 결선에서는 세 차례의 점프 기회가 주어지고, 서로 다른 기술을 선보인 두 차례 점프의 높은 점수만을 합산합니다. 유승은 선수는 첫 시기에서 18.5점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시기에서 뒤로 점프하며 몸을 3바퀴 뒤집는 기술로 86.5점을, 세 번째 시기에는 앞으로 점프하며 3바퀴 뒤집는 다른 기술로 86.75점을 얻어 극적인 역전을 이루어냈습니다. 이처럼 두 가지 다른 고난이도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점이 높은 점수를 얻은 비결이었습니다.
1년 2개월 만의 값진 복귀
이번 메달의 의미는 단순히 '첫 번째'를 넘어섭니다. 유승은 선수는 지난해 월드컵 데뷔전에서 복사뼈 부상을 당해 고비를 맞았습니다. 장기간의 재활을 거쳐 경기장에 돌아온 지 1년 2개월 만에 거둔 성과이기 때문입니다. 용인 성복고에 재학 중인 그는 평창 올림픽 당시 10세의 나이로 국가대표 발탁 영광을 누리기도 했던 선수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성과는 끈질긴 노력과 인내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부모님과 협회에 감사함을 전하며, 이번 결과가 자신에게 큰 자신감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밀라노 코르티나 올림픽을 향한 도전
이번 유승은 선수의 돌파구는 내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노보드의 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였습니다. 빅에어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비교적 새로운 종목인데요, 한국이 이 종목에서 월드컵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는 사실은 올림픽에서의 기대를 당연히 부풀리게 합니다. 게다가 한국 스노보드는 하프파이프에서도 최가온 선수가 최근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올림픽에서 한국은 스노보드 알파인, 빅에어, 하프파이프 등 여러 종목에서 동시에 메달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겁니다. 유승은 선수의 성과는 선수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스노보드 전체의 수준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