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나가라" vs "재선거"…광복절 도심 갈라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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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5일 오후 11:49

발행: 2026년 8월 15일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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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광복 81주년인 8월 15일, 서울 도심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민주노총은 안국동에서 전시작전권 환수와 반미 자주를 외쳤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는 광화문과 올림픽공원에서 부정선거 재선거를 요구했습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으며, 교통 혼잡과 도로 통제가 이어졌습니다.

비 내린 광복절, 도심을 가른 두 집회

2026년 광복 81주년인 8월 15일, 서울 도심은 비에 젖은 채 두 개의 큰 목소리로 들썩였습니다. 광화문과 안국동, 그리고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열린 건데요. 이날 세종대로 일부 구간은 통제되었고, 경찰은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218명의 교통경찰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전작권 환수" 외친 진보 노동자들

오후 2시쯤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는 민주노총 주도의 '8·15 전국노동자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약 5,000명이 모인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전시작전권의 즉각적인 환수와 미국의 경제 수탈 저지를 강력히 촉구했는데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대한 대미 투자 압박이 노동자의 일자리 상실과 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은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보신각과 서울광장을 거쳐 숭례문까지 행진을 이어갔죠.

사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반미 감정을 넘어, 자주 평화와 경제주권 회복이라는 구체적인 정치적 요구를 담고 있었습니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65조 원에 달하는 국방비 일부를 공공병원 확충이나 무상교육에 쓸 수 있다면 국민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재선거" 요구한 보수 집회의 장

같은 시각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과 올림픽공원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6·3 지방선거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선거 실시와 당일투표 수개표 도입을 요구했는데요. 경찰 추산 3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윤어게인'과 '이재명 구속'을 외쳤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해 보수층의 결집에 힘을 보탰죠.

이 자리에는 모스 탄 전 리버티대 교수도 연사로 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필요성을 부인하고 자체 선거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보석 상태인 전광훈 목사도 단상에 올라 계엄령 관련 발언을 이어갔는데, 검찰은 그의 집회 참가가 보석 조건 위반이라고 보고 추가 조건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아이 손 잡고 나온 가족들과 막힌 도로

이번 집회에서는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두 진영 모두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보수 집회장에는 '광화문 키즈모임'과 '올공 놀이터'가 마련돼 태극기 만들기 체험을 제공했고, 진보 집회에서도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습니다. 당연히 연휴 첫날부터 이어진 대규모 인원 이동은 서울 도심 교통을 거의 마비시켰습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상 올림픽공원 체류 인구는 2만 명에 육박했고, 일부 지역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광복절은 민족의 공통된 역사적 기억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하지만 올해 서울 거리에서는 공통의 기념보다는 서로 다른 정치적 청구서가 더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앞으로 이런 대립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시민들의 일상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과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