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다시 시작되는 사업
경남 거제의 한 공사 현장에서 2월 6일 역사적인 삽질이 이뤄졌습니다. 남부내륙철도 건설의 첫 삽이 떨어지면서, 1966년 기공식을 치른 뒤 경제성 문제로 약 60년간 중단됐던 대형 국책사업이 본격적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총연장 174.6km, 사업비 약 7조 974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을 가로지르는 고속철도 노선입니다. 2030년 또는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이 철도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의 이동 시간이 기존 4시간 30분~5시간에서 2시간 50분대로 크게 단축될 전망입니다. 진주까지는 약 2시간 20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영남 내륙과 남해안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사업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통영과 거제를 잇는 약 2km의 '견내량' 해저 구간입니다. 국내 최초로 해저 철도 터널이 건설되며,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는 '쉴드 TBM' 공법이 적용됩니다. 하천을 지나는 구간에도 수생태계를 보호하는 장경간 교량 공법이 도입되는 등 환경 친화적인 설계가 특징입니다.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거대한 그림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착공식에서 이 사업이 단순한 철도 건설을 넘어 ‘국토 대전환의 시작’ 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과거 대한민국의 성장 전략이 수도권과 특정 대기업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몰빵’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 결과 서울 집값은 폭등하고 지방은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에 직면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제는 균형 성장과 균형 발전이 국가의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은 착공식 장소의 상징성에도 주목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승리한 한산도 대첩의 현장인 견내량에서, 오늘날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한 국가 재도약의 출발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입니다. 그의 연설은 이 철도가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지방이 주도하는 성장, 이른바 ‘5극 3특’의 다극 체제로 전환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역 경제에 미칠 광범위한 파급 효과
남부내륙철도는 단순한 이동 시간 단축을 넘어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남도가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이 사업은 약 13조 5천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5조 8천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약 8만 6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철도가 지나는 김천, 진주, 사천, 거제 등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진주와 사천에 육성 중인 우주항공 산업 클러스터와 거제의 조선해양 산업 단지가 효율적으로 연결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또한, 남해안의 관광 자원을 서울 등 수도권과 빠르게 연결함으로써 ‘K-관광벨트’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김천시는 철도의 기점 도시로서 김천선상역사 신축사업을 추진 중이며, 중부내륙철도 등 다른 철도망과의 연계를 통해 교통 허브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물론, 약 5년 이상의 장기 공사 기간 동안 주민들의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관계 당국은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소음·진동 등 생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60년 동안 잠들어 있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완공을 위한 협력과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