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은 '반대'인데 정부는 '전진'
국방부와 더불어민주당이 7월 16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공식 발표했습니다. 2028년 3월 첫 입학생을 모집하겠다는 계획까지 공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는데요. 문제는 한국리서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통합 반대 의견이 55%로, 찬성 34%를 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20~30대 사이에서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공청회나 정책설명회 없이 대선 공약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속전속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부는 오는 8월 공청회를 거쳐 10월 세부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연내 '국군사관학교 설치법'까지 제정해 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입니다.
'바다 없는 해사, 활주로 없는 공사' 우려
통합 추진의 3대 명분은 비효율적 구조 개선, AI 중심 미래전 교육 전환,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이후 연합방위 인재 양성이지만, 군 내부와 각 군 사관학교 동창회의 반발은 거셀 뿐입니다. 예비역 육군대령 조병설씨는 지난 기고에서 "교과과정 중복은 기초 교양 과목의 유사성일 뿐, 4년간의 생도 생활을 통해 장교성을 내재화하는 교육 본질이 사라진다"고 직격했습니다.
자운대 캠퍼스에서 4년간 머물게 되면서 해군 생도는 바다를, 공군 생도는 활주로 없이 교육받아야 한다는 '바다 없는 해사, 활주로 없는 공사' 우려가 현실화된 셈입니다. 실습을 위해 청주 비행교육장이나 평택 해군 2함대까지 이동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고요. 지원 인력 3,000명 효율화라는 명분 역시 공군 활주로 관리나 해군 함정 시뮬레이터 같은 전문 인력이 물리적으로 통합되어 줄어들지 않는다는 반론에 부딪혔습니다.
대전의 기회 vs 국방의 위기
한편 대전 지역에서는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시는 생도 2,940명, 교수 338명, 지원인력 2,687명 등 약 6,000명의 인구 유입을 기대하며 국방혁신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근 KAIST,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등 대덕연구단지 인프라와 결합해 첨단기술 교육과 연구의 중심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럼에도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 안보 환경에서 조병설씨는 "초급장교 처우 개선과 첨단 무기 확보, 교육 환경 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부국강병의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9~12월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핵심 관건으로 삼고 있지만, 군 내부 반발과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면서 '국방개악'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