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들썩인 휴전 기대감, 실제 상황은
최근 국내 건설주가 유례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KRX건설 지수는 8.33%나 급등하며 업종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피가 0.6% 밀린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현대건설은 14.59% 폭등했고 대우건설도 14.3% 오르는 등 주요 건설사들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죠.
이런 급등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통신은 양국의 휴전 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 소식을 전했고, 이를 통해 중동 인프라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당연히 건설주들은 중동 대규모 프로젝트 수혜주로 거론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죠.
하지만 실제 현지 상황은 기대와 다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뢰 제거를 완료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27일에는 유조선이 정체불명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물리적인 위험이 해소된 것과 안전한 항로가 보장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이 드러난 겁니다.
호르무즈 해협, 안전은 아직 먼 이야기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란과 오만은 임시 통항 방식을 조율하고 있지만,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군용 선박의 통과를 불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런 내용에 반대하고 있어 세부 사항을 두고 계속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란의 통제 강화는 한국 해운업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란은 통항 규정 위반을 이유로 45척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는데, 여기에 장금상선의 영문명인 시노코가 표기된 선박 5척이 포함되었습니다. 벌금이나 억류, 화물 압수 가능성까지 경고되면서 국내 선사와 화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죠.
사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하루 약 500만 배럴에 불과합니다. 전쟁 전 2000만 배럴이 넘던 시절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죠. 이 때문에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유가 변동성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타르 총리가 테헤란을 방문해 중재에 나섰지만, 긴장 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국내 건설주, 실적 뒷받침은 확실할까
건설주 상승을 뒷받침하는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단지 조성은 물론이고, AI 데이터센터와 원자력 발전소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건설사 실적을 견인할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GS그룹의 동해 AI 데이터센터 추진 소식과 함께 DL이앤씨가 올해 하반기 약 2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중동 재건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가 많습니다. 휴전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인프라 재건은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설사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더라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국내 대형 프로젝트들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건설주들의 상승세는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중동 정세가 건설주 투자 심리를 좌우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안전 확보 여부와 휴전 협상의 구체적인 진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