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관계의 공식적 도약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폴란드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는 2013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3년 만의 일이며, 특히 2022년 체결된 약 442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방산 계약이 양국 신뢰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투스크 총리는 한국을 미국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평가하며 방산 협력이 양국 관계의 핵심 동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등 한국 무기 체계가 폴란드의 영토와 국민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깊은 유대
두 정상의 만남은 단순한 외교적 행사를 넘어 깊은 역사적 공감대 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찬 환영사에서 김광균 시인의 ‘추일서정’ 구절을 인용하며, 일제강점기 폴란드 망명 정부에 대한 조선 시인의 위로를 상기시켰습니다. 그는 “두 민족은 국토와 주권을 빼앗긴 아픈 역사 앞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1980년대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과 레흐 바웬사가 한국의 민주화 투쟁에 희망을 준 사실에서도 확인됩니다. 투스크 총리는 이에 화답하며 한국전쟁 당시 폴란드가 1500명의 한국 전쟁 고아를 받아들인 역사를 언급하며 양국의 감정적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두 지도자는 모두 젊은 시절 노동자로 일했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과정에서 쿠데타 세력의 ‘제거 대상’에 오르는 등 유사한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며 즉각적인 친밀감을 형성했습니다.
경제·안보 협력의 다각적 확장
관계 격상은 미래 지향적인 실질 협력의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방산 분야에서는 기존 계약의 안정적 이행과 더불어 기술 이전 및 폴란드 내 현지 생산 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폴란드 기업들의 협력 참여 확대와 동등한 파트너십을 요청했고, 한국 측은 폴란드 내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환경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폴란드의 EU 배터리법 대응과 현지 거주증 발급 지연 문제 해결은 한국 기업들의 현안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협력 범위는 방산을 넘어 수소, 나노·소재, 우주 등 첨단 과학 분야와 인프라, 에너지로 확대됐습니다. 구윤철 부총리와 안제이 도만스키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 공동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가 연결되어 있음에 공감하며, 새로운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