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문을 열고 닫은 1년
25년마다 열리는 가톨릭 희년이 드디어 막을 내린다. 2024년 12월 24일 시작된 이번 희년은 2026년 1월 6일 레오 14세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청동 성문을 닫는 예식으로 공식 종료된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전 세계 185개국에서 무려 3,350만 명의 신자가 바티칸을 찾았다. 이는 희년의 영적 메시지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북미 순례자 집중, 교황 선종 이례적 기록
방문객의 국적을 보면 유럽인이 60%로 가장 많았고, 북미인이 16%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스페인, 브라질, 폴란드 등 가톨릭 신자가 많은 국가에서 많은 순례자가 몰렸다. 희년은 신자들에게 죄의 용서와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해로, 성문을 통과하면 잠벌을 면제받는 특전이 있다. 로마 시 당국은 순례자 편의를 위해 37억 유로(약 6조 3천억 원)를 투자해 도시 정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희년은 또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품었다. 희년을 시작한 교황은 프란치스코였지만, 2025년 4월 그의 선종으로 인해 레오 14세가 뒤를 이었다. 희년 기간 중 교황이 선종한 것은 1700년 이후 처음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두 교황이 한 희년을 이끈 이례적인 상황은 가톨릭 역사에 깊은 각인을 남겼다.
희년의 의미와 다음을 향한 준비
희년은 유대교의 안식년 전통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25년마다 돌아오는 특별한 해다.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열고 닫으며 희년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이번에 닫히는 성문은 202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렸던 바로 그 문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성문을 닫을 예정이다.
다음 희년은 2033년으로, 예수 사후 2천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희년으로 기획되고 있다. 그때까지 바티칸은 또 한 번의 대규모 순례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 한편, 이번 희년 동안 3,350만 명의 발길이 닿은 바티칸은 다시 평상시의 고요함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 짧은 1년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적 각성과 화해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