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서 얀부까지, 흔들리는 공급망
국제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16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3.51% 오른 배럴당 101.41달러, 런던 브렌트유 12월물은 109.8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는 장중 110달러를 터치하며 5월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불씨는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11일 이후 유조선과 화물선 최소 9척이 공격받았고, 국제해사기구는 선원 3명 부상과 2명 실종을 확인했습니다. 케이플러 집계로 14일 기준 주간 수송량은 하루 940만 배럴, 전쟁 이전 평균의 70% 수준입니다.
우회로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는 홍해 연안 얀부 항구로 날아온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는데요. 호르무즈를 피해 원유를 내보내는 거점까지 표적이 되면서 불안이 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선과 미국 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공방도 다시 격화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에너지 휴전은 사실상 무너졌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재개를 선언했습니다. 드론 공격을 받은 랴잔 정유공장은 주요 증류설비 가동을 멈췄습니다.
미국 사정도 겹쳤습니다. 허리케인 이사야스로 멕시코만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상업용 원유 재고가 800만 배럴 넘게 줄었습니다. 미국 경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6.33달러로 지난해보다 70% 이상 올랐습니다.
비축유 카드와 남은 변수
각국은 비축유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IEA 회원국은 경유 2000만 배럴 이상을 신속히 공급하기로 했고, 미국은 전략비축유 최대 1700만 배럴을 교환 방식으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다만 근본 해결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케이플러는 포괄적 정치 합의가 없으면 호르무즈 수송 회복이 더디고 불규칙할 것으로 봤고, 유라시아그룹은 중동 분쟁 격화 가능성을 35%에서 65%로 높였습니다.
외교적 공방도 이어집니다. 사우디는 이란이 후티 반군을 부추긴다고 비판했지만, 이란 외무부는 예멘 무장 병력이 독자적으로 행동한다며 배후설을 부인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봉쇄 해제와 내정 간섭 중단이 해법이라며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부담이 고스란히 돌아올 전망입니다. 원유 도입 비용과 석유제품 가격 상승이 물가와 생산비를 밀어올릴 수 있어 공급 회복 여부가 당분간 핵심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