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00호, 그리고 대회 첫 메달의 의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37세의 베테랑 김상겸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는데요, 이 메달은 단순히 한 개의 은메달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닙니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통산 400번째 메달이라는 대기록이자,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기 때문입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김성집 선수의 역도 동메달로 시작된 한국의 올림픽 메달 행보가 78년 만에 400개라는 금자탑을 쌓은 셈입니다. 특히 이번 메달은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나온 한국 설상(스노보드, 스키) 종목의 메달로, 김상겸 선수의 은메달이 설상 스포츠의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포기를 모르는 37세 베테랑의 도전
이 값진 메달을 획득한 김상겸 선수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이래, 평창에서는 15위, 베이징에서는 24위에 그치며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죠. 네 번째 올림픽 도전이었던 이번 대회에서조차 예선 8위로 간신히 결선에 진출하는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그의 선수 생활은 경제적 어려움과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국내에 실업팀이 없던 시절, 생계를 위해 공사판 일용직을 전전하며 훈련비를 마련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스노보드를 '인생'이라고 말하며 포기하지 않았고, 오랜 시간 믿고 기다려준 아내와 가족의 지지가 그 버팀목이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이탈리아의 롤란드 피슈날러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것도, 단순한 행운이 아닌 그간 쌓아온 경험과 노련미의 결과였습니다.
설상 스포츠의 새로운 미래를 열다
김상겸의 은메달은 한국 설상 스포츠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성공은 경험과 정신력이 중요한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에서 나이가 절대적 장벽이 아님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결승 상대인 오스트리아의 베냐민 카를은 40세, 8강에서 맞붙은 피슈날러는 45세의 베테랑이었습니다. 이번 성과는 후배 선수들에게 '오래도록 꾸준히 하면 기회는 온다'는 귀중한 메시지를 전해주었습니다. 이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최가온, 이채운 선수, 빅에어의 유승은 선수 등 젊은 유망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한국 설상 종목의 미래는 더욱 밝아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축전을 통해 그의 끈기를 치하하며, 이 메달이 선수단 전체에 큰 용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상겸 선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현역을 유지하며 다음 올림픽을 또다시 바라보고 있는데요, 그의 발걸음이 한국 설상 스포츠의 지평을 한층 더 넓혀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