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조 원 성과급을 둘러싼 주주들의 우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임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한 특별경영성과급을 두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최근 국민연금에 주주서한을 보내 이 제도가 주주총회 승인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이들은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이 성과급이 10년간 수백조 원에 달할 수 있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번 서한에는 마이데이터 연동으로 검증된 696명의 소액주주 서명이 담겼습니다. 액트는 기존 성과인센티브와 더불어 반도체 부문 성과의 약 12%가 재원으로 쓰이는 셈이라며, 이는 주주 몫인 이익을 노사 합의만으로 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지급될 자사주 규모가 이미 주총에서 승인된 자사주 처분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죠.
대기업 성과급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파문
이 논란은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한국경제인협회 류진 회장은 최근 대기업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방식이 협력 중소기업에 도미노식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기업의 파격적인 보상이 단순히 내부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전체의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이런 지적이 나오자 경영계 내부에서도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경협은 성과급에 상한선을 두거나 일정 규모 이상은 이사회나 주주총회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회원사와 논의 중입니다. 생태계 전체와 충분히 상의하고 정교한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변화를 시사하는 대기업 오너들의 메시지
흥미로운 건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 오너들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이해관계자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성과급 제도라면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주와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기존 방식의 한계를 인정한 셈입니다.
물론 대기업들이 인재 유지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성과급을 도입한 배경도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주주 가치 희석과 중소기업 생태계 부담이라는 부작용이 구체적으로 제기되면서, 단순한 내부 인사 문제를 넘어 거버넌스 차원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통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대기업 보상 제도의 새로운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