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복원된 한중 안보 소통 채널
2021년 12월 이후 끊겼던 한중 간 안보실장급 대화가 5년 만에 다시 이어졌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담 겸 오찬을 가졌는데요. 양측은 고위급 외교안보 라인의 소통 재개를 환영하며, 앞으로 이 채널을 정례적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오찬 메뉴에는 왕 부장이 평소 즐겨 찾는 한국식 짜장면이 올랐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왕 부장은 위 실장에게 중국 방문을 공식 초청했고, 위 실장은 이를 수락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제안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왕이 부장을 접견하며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을 확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경주 APEC과 올해 중국 국빈 방문을 통해 쌓인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오는 11월 선전 APEC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당부했는데요.
위성락 실장은 별도 회동에서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자는 구상과 함께, '중단'에서 시작하는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비핵화 접근법을 제시했죠. 이는 기존의 일괄 타결 방식과는 다른 유연한 로드맵으로, 중국의 건설적인 협력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대국 경쟁 속에서 요구되는 외교적 균형
왕이 부장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지 말고, 블록 대결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뚜렷이 전달했는데요. 이는 사실상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요구하면서도, 한미동맹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으로 읽힙니다.
물론 왕 부장은 내년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양국 정상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다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한미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한국 외교의 과제는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