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혜택 확대 검토, 환율 안정이 목적
정부가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제도와 관련해 세제 혜택의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RIA는 해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그 주식을 매도하고 그 돈을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입니다. 원래는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할 때 혜택을 주려 했지만, 최근 채권형 상품이나 원화 예금에 넣어도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죠.
이 같은 변화는 고환율 상황을 타개하고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자금을 국내로 돌려오게 하면 환율 안정에 직접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식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주식 투자만을 요구하면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RIA는 내년 1분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납입 한도는 5000만 원, 복귀 시점에 따라 감면 비율이 차등 적용됩니다.
‘체리피킹’ 악용 우려와 과거 유사 사례
하지만 RIA 제도 발표 직후부터 ‘체리피킹’이라는 편법적 악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체리피킹은 원래 신용카드 혜택 중 유리한 것만 선택하는 소비자 행태를 뜻하는데, 최근에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통칭합니다. RIA의 경우, 해외 주식을 매도하고 RIA 계좌로 국내 주식을 매입해 양도세 감면을 받은 뒤, 기존에 보유하던 국내 주식을 매도하여 다시 해외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꼼수는 제도 설계의 결함을 드러내며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2023년까지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해 과세일 전에 주식을 매도하고 새해에 재매수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공직자 재산등록 과정에서도 리스 계약 등을 이용해 재산을 은닉하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제도의 틈새를 이용한 편법이 이미 시장에 만연해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철저한 대응이 요구됩니다.
악용 방지 대책 마련, 신뢰 회복이 관건
정부는 RIA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세부 규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조세 회피 전략이 등장하자 즉각 방지 장치를 마련 중이며, 특히 ‘체리피킹’과 같은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조건을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증권업계의 건의를 수렴해 혜택 대상을 확대하는 동시에 제도 오남용을 방지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정책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규칙을 준수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데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땜질식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체리피킹 같은 편법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해야 합니다. RIA가 내년 초 본격 시행되면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신중한 설계와 후속 조치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