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40조 시대에도 경기는 견조한데 증시는 울상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23.5%로, 194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경제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8월 서비스업 PMI가 56.8을 기록하며 20개월 만에 가장 높은 확장세를 나타냈죠. 다만 증시는 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S&P 500과 나스닥이 주간 기준으로 4주 만에 하락 마감할 정도로 부진했습니다. 결국 장기금리가 모든 자산의 방향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백에도 불구하고 솟구치는 장기금리
미국 재무부는 국채 금리 안정을 위해 바이백 규모를 확대했고, 이른바 '베센트 풋'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외면했죠.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73%까지 올랐고, 30년물은 장중 연 5.3%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이런 금리 상승은 한 가지 이유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고,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WTI 유가는 한 주간 5% 넘게 상승하며 배럴당 8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막대한 국채 공급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98선 아래로 밀리며 5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이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변동성 속에서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
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존 채권 투자자들의 손실은 커졌지만,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현재 5% 안팎의 금리에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높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고, 향후 물가 상승세가 꺾이면 시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동 분쟁과 재정적자 등 상승 요인이 여전해서 금리가 이미 천장을 찍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인 국채와 고수익 크레딧 채권을 함께 담는 신용 바벨 전략이나 미국 외 선진국 국채로 포트폴리오를 나누는 글로벌 분산 투자를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편 달러 약세 속에서는 비트코인과 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도 뚜렷해졌는데요. 비트코인은 한 주간 23% 급등하며 7만 9천 달러에 근접했고, 금 가격 역시 온스당 4,700달러 부근까지 오르며 대체 자산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습니다.
사실 시장은 지금 더 많은 단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7월 PCE 물가지수와 잭슨홀 미팅이 예정되어 있고, 특히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반도체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죠.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부채 규모와 재정 건전성이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