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선 붕괴, 외국인·기관 4조8000억 덮쳤다
8월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8% 급락한 6471선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초반부터 매물이 쏟아지면서 올해 25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의 충격이 컸는데요.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 4883억 원, 1조 3244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고, 개인 투자자들만 홀로 4조 6000억 원 가까이 받아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낙폭은 유독 심했습니다. 삼성전자는 7.8%, SK하이닉스는 9.8% 급락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들이 줄줄이 내리막을 탔죠. 다만 하루 만인 20일,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매입 확대 소식에 힘입어 코스피는 2.6%대, 코스닥은 2.18% 상승하며 일단 숨통을 틔웠습니다.
금리가 덮친 반도체, AI 거품 논란까지 겹쳤다
이번 폭락의 진원지는 단연 글로벌 장기 국채 금리 급등이었습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33%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일본 10년물 역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2.945%를 기록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할인율이 커지기 때문에 성장주와 반도체주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구조인데요,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이란 사태 장기화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었고, 엔비디아의 대규모 대출 보증 소식이 AI 거품 논란을 낳으며 반도체 심리를 짓눌렀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상당히 낮아진 상태입니다. 삼성전자 선행 PER는 3.93배, SK하이닉스는 3.28배로 마이크론의 6.50배나 코스피 평균과 비교해도 크게 밑돌고 있죠.
잭슨홀과 엔비디아 실적, 향후 변수는 두 개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26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27일 잭슨홀 미팅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중동발 물가 압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가 나올 전망입니다. 만약 매파적인 메시지가 나온다면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증시 변동성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과 고금리가 맞물려 2027년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하반기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물론 이미 상당 부분 조정을 받은 만큼 과거 사례만큼의 추가 하락 여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SK하이닉스가 장 마감 후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결정한 것처럼, 기업들의 주주 환원 정책과 실적 모멘텀이 다음 주자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