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첫 배달 라이더 '근로자' 인정...플랫폼 노동 법제도 개선 촉구

지연뉴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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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8일 오후 5:31

발행: 2026년 7월 8일 오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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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이 배달대행 플랫폼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처음 인정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를 중시해 카톡 지시, 출퇴근 관리, 복장 규정 등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업계는 개별 사례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추정제도 도입과 근로기준법 개정 등 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배달 라이더도 근로자, 법원이 처음 인정한 이유

서울고법이 배달대행 플랫폼과 업무위탁 계약을 맺은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법원이 배달 라이더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인데요. 재판부는 계약서에 적힌 명칭보다 실제 업무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라이더가 플랫폼 앱을 통해서만 업무를 수행하고, 근무 시간과 보수 기준이 플랫폼에 의해 정해졌다면 종속적 근로 관계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1년 12월 한 배달대행사가 라이더에게 통보한 계약 해지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며,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취지입니다. 1심에서는 라이더의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항소심에서 뒤집히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톡 지시와 복장 규정, 실질적 관계가 중요했다

법원이 근로자성을 인정한 데에는 구체적인 관리 사실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해당 배달대행사는 관리자 프로그램으로 출퇴근과 휴식 상황을 파악했고, 조퇴나 휴가 시 팀장에게 사유를 보고하게 했습니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는 배차 지침 전달, 주문 집중 시간대 출근 독려, 페널티 공지 등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이루어졌습니다.

복장 규정 역시 중요한 근거가 되었는데요. 회사 조끼 착용을 요구하고 반바지, 민소매, 슬리퍼 금지 및 문신 노출 자제 등을 공지한 점을 두고, 법원은 단순 안내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 품질을 위한 관리 수단으로 봤습니다. 이처럼 계약 형식이 업무위탁이었다 해도 실질적인 지휘와 감독이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업계는 신중론, 노동계는 제도 개선 촉구

판결이 나오자 업계와 노동계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특정 업체의 강한 관리 방식에 따른 개별 사례이며, 업무 시간과 콜 수락 여부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대형 배달 플랫폼 전반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사용자가 노동자가 아님을 입증해야 하는 노동자추정제도 도입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정의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특수고용 및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알고리즘에 의한 통제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지만, 20세기의 잣대로 노동을 재단하는 현행법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판부 역시 플랫폼 노동에 맞는 별도 입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근로기준법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실질적 근로 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판결이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관련 법제도 개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