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0% 급락에도 주유소는 2천원대…체감 인하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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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1일 오후 11:48

발행: 2026년 6월 20일 오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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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30% 급락에도 국내 주유소 휘발유는 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유 도입·정제 시차와 정부의 최고가격제, 고환율, 호르무즈 해협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격 인하 속도를 늦추고 있다. 정유업계는 당분간 1,600원대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며, 비축유 재충전 수요 등으로 2차 유가 상승 우려도 남아있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는데, 왜 주유소는 그대로인가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가 한 달 만에 30% 넘게 급락했습니다.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3달러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는 전쟁 직전 수준에 거의 근접한 가격입니다. 하지만 국내 주유소 상황은 사뭇 다릅니다. 휘발유와 경유는 여전히 리터당 2,000원 초반대를 맴돌며,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인하 폭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 시장과 국내 주유소 사이에 이토록 큰 간극이 생긴 데는, 원유가 정제되어 판매되기까지 필연적인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중동에서 원유가 국내 정유사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20일이 걸리고, 이후 정제 과정을 거쳐 주유소에 공급되기까지 추가로 1~2주가 소요됩니다. 따라서 현재 판매되는 기름은 유가가 최고조였던 시기에 도입된 물량이 많아, 하락 효과가 소비자에게 닿기까지는 빨라도 7월 중순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차를 넘어선 복합적 가격 저항 요인

시차만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오히려 가격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가 급등기에 상승 폭을 억제했던 이 제도 때문에, 정유사들이 원가 이하의 손실을 감수해 왔기 때문인데요. 이런 구조 하에서는 유가가 급락하더라도 하락분이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화 기준 수입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도 여전히 불안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한국 선박 24척의 출항이 지연되었고, 이란이 60일 뒤부터 통행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해상 물류 비용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동-중국 노선 초대형유조선 운임지수는 종전 합의 이후 오히려 9% 넘게 상승하며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하는 모습입니다.

하락세도 불안정한 유가 정상화 시점

물론 시간이 지나면 국제 유가 하락분이 국내에도 일부 반영될 것입니다. 다만 정유업계는 올해 초 1,600원대였던 가격 수준까지 쉽게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세금, 유통마진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유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 중 바닥난 각국의 전략비축유를 재충전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2차 수요 파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폐기 등 까다로운 핵협상이 남아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유가 하락이 전반적인 물가 안정으로 즉각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는 7차 최고가격 발표를 보류한 채 해협 통항과 유가 안정화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제도 해제 시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