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가난”… SNS에 번진 역설적 챌린지
페라리 키와 삼각김밥이 한 장의 사진에 나란히 놓여 있다. 캡션에는 “지긋지긋한 가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이런 게시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난 챌린지’ 또는 ‘가난 밈’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고급 외제차, 비행기 일등석, 명품 가방 등 부유한 환경을 배경으로 “가난하다”는 문구를 덧붙이는 역설적인 콘텐츠다. “지독한 가난, 기름 넣을 돈도 없어 출근한다”는 문구와 함께 비행기 일등석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겉으로는 가난을 풍자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논란을 낳고 있다.
김동완 “웃기기 위해서도 안 되는 말”
가수 김동완은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현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웃기기 위해서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과 연출이 있다”며 “타인의 결핍을 소품처럼 다루는 듯한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가난은 농담으로 쓰기 힘든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완은 홀어머니와 반지하 생활을 오래 했다는 과거를 언급하며 “늘 걸리는 단어가 가난”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진짜 가난한 사람들은 삼각김밥 한 개도 고민하는데, 그 손에 휴대전화가 들려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부유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가난은 웃음거리로 소비될 수 없는 진지한 감정”이라며 “지양해야 할 연출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공개적인 SNS에서의 이런 행위가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우려하며 “단톡방에서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네티즌 “가난은 농담이 아니다”
김동완의 비판은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짜 가난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글로 느껴진다”, “가난은 평생 잊히지 않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가난을 유행 소재로 삼는 행위가 폭력적이다”, “실제 가난으로 힘든 사람들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대체로 가난을 희화화하는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번 논란은 가난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실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가난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그런 현실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SNS에서 유행하는 밈이 사회적 감수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