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춰선 총수 지정
서울고법이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쿠팡은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총수로서의 공시 의무와 자료 제출 부담에서 한숨 돌리게 되었는데요. 재판부는 쿠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쿠팡의 동일인은 지난 5년간 법인인 쿠팡 주식회사였습니다. 김 의장이 국내에 개인 회사나 친족 회사를 보유하지 않아 지배 기반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였는데요.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현장 점검에서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물류와 배송 회의를 주재하는 등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인 동일인 지정을 깨고 김 의장을 총수로 변경한 것이죠.
미국 상장사라는 특수성을 둘러싼 공방
쿠팡은 이번 처분에 대해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음에도 동일인이 갑자기 뒤집혔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쿠팡이 미국 상장사라는 점을 부각하며, 한국법상 의무를 이행하다 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경우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반면 공정위는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해당 국가 법령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쿠팡 측의 손해 우려가 소명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덕분에 김 의장과 친족들은 본안 판결 전까지 계열사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할 의무에서 잠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본안 소송에서 가려질 진짜 쟁점
이번 집행정지는 총수 지정의 최종적인 적법성을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공정위는 향후 진행될 본안 소송에서 동일인 지정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의 법적 효력 여부 역시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김 의장과 그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아 사익 편취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명백하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쿠팡의 총수 자리는 누구에게 돌아갈지, 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