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발언 하나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지난 8월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연 공개 포럼에서 해당 운동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면서 파문이 커졌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이 의원의 제명과 사퇴를 요구하며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상황은 더 복잡하게 꼬였습니다. 이진숙 의원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연설에서 자신을 '여자 전두환·여자 히틀러'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모욕 혐의로 맞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이 의원은 해당 발언이 악의적인 인신공격이며 비판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입장인데요. 반면 민주당은 역사적 진실을 훼손한 발언에 국회 공간까지 제공하고도 책임을 거부하는 모습이 의원 자격에 맞지 않다고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엇갈린 시선 속 징계 공방
논란은 여야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팬클럽 '위드후니'는 이진숙 의원의 징계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고, 당원 3천여 명의 명의로 윤리위에 제소장까지 접수되었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제명을 요구했고 한지아 의원도 당의 가치와 정강을 훼손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와 나경원 의원 등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회법 개정을 '표적 입법'이자 '다수결의 평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학술 토론회 개최를 이유로 직무를 정지시키려는 시도는 헌법을 조롱하는 반민주주의적 행태라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이진숙 의원 징계 반대 서명은 이틀 만에 10만 명을 넘어서며 보수층의 거센 반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회법 개정이 띄운 파장
민주당은 책임 추궁의 수위를 한 단계 높이고 있습니다. 5·18 등을 왜곡하거나 폄훼한 국회의원의 직무를 최대 1년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존의 제명안이 국민의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나온 대안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역사 인식의 차이를 넘어 정치적 대립의 새로운 서막이 될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학술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시도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결국 여야의 대치가 국회 윤리특위와 법제도 개정이라는 지점에서 어떤 결론을 맺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