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영월 관광 붐…K-콘텐츠 낙수효과 현장에서 확인

연네s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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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5일 오전 8:21

발행: 2026년 3월 15일 오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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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강원 영월 등 촬영지에 관광객을 몰고 들이며 K-콘텐츠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뚜렷이 보여줬다. 지자체들은 적극적인 홍보와 관광 상품화로 이 흐름을 잇고 있으며, 이와 함께 단종의 역사를 담은 '월중도' 특별전이 열리는 등 문화적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콘텐츠 한류의 낙수효과가 일회성 관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 자산으로 자리잡을지가 주목받는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영화의 영향력은 오히려 지방으로 더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강원도 영월군을 비롯해 영화 배경이 된 여러 지역에서는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단순히 촬영지를 찾는 것을 넘어, 역사적 배경과 지역 문화까지 관심을 받으며 'K-콘텐츠 낙수효과'가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화 한 편이 바꾼 지역의 풍경

영월군에 따르면 영화의 주요 배경인 청령포와 장릉의 방문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단종과 관련된 향토 음식점들에도 활기가 돌았죠.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충남 천안시가 영화 속 등장하는 '한명회 묘역'을 두고 '고속도로 1열에서 직관 중인 권력자 묘역'이라는 재치 있는 홍보 영상을 만들어 25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사례처럼,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영상 콘텐츠 하나가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알리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은 영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인 전북 고창군 학원농장, tvN 예능 '보검 매직컬'이 방영된 광주극장 역시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부산 무비 투어' 상품을, 경남 양산시와 합천군은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 상품화하며 유사한 효과를 얻었죠. 지자체들은 이제 단순한 촬영 허가를 넘어 제작 지원부터 촬영지 복원, 맞춤형 홍보에 이르기까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역사와 예술이 만나는 교차로

흥미로운 점은 이 관광 붐이 영화 자체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 '월중도'가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오는 16일부터 단종의 생애를 담은 8폭의 그림 '월중도'를 특별 공개합니다. 이 화첩은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를 비롯해 그의 무덤 장릉, 충신들의 발자취가 담긴 장소들을 그린 기록화인데요. 특히 '청령포도'는 굽이치는 강과 울창한 숲 사이에 외로이 자리한 단종의 거처를 생생하게 묘사해 보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이번 전시는 영화로 촉발된 관심이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역사 교육과 문화 예술 감상으로 확장되는 좋은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영화를 보고 청령포를 방문한 관광객이 '월중도'에서 560년 전의 풍경을 마주한다면, 그 공감과 이해의 깊이는 훨씬 달라질 것입니다. 문화콘텐츠가 가진 '공간에 대한 기억 강화 효과'가 역사적 유물과 결합하며 시너지를 내는 순간입니다.

관광에서 지속 가능성으로

영월에서는 이미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체계적인 투어 코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었던 단종의 발자취를 따라 청령포, 장릉, 관풍헌, 자규루 등을 방문하는 역사 투어와, '라디오스타'의 촬영지였던 청록다방이나 별마로천문대,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는 영화 투어가 그것이죠. 지역 가게들은 곤드레 소금빵, 사과빵 등 영월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를 내놓아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한 번 찾은 관광객이 다시 오고, 지역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K-콘텐츠 낙수효과의 성공은 영화의 인기 기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이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자원을 얼마나 잘 디지털 시대에 맞게 풀어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제주도가 넷플릭스 시리즈 '괸당' 촬영을 유치하기 위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약속한 것처럼, 앞으로는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지역이 적극 협업하는 모델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영화 한 편의 열기는 언젠가 식겠지만, 그 열기가 지방에 새겨준 문화적 자산과 인프라는 훨씬 오래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