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정책의 교차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연 3.75~4.00%로 조정했습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연준은 약화되는 고용 시장을 주요 인하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는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낮췄습니다.
파월 의장의 이러한 입장은 연준 내부의 의견 분열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이었던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장한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는 오히려 금리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위원들 간의 견해차가 커지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환율과 주가 흔들리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은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이틀 만에 1430원대를 돌파하며 1435원에 마감했습니다. 야간 거래량이 7월 이후 가장 많은 222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뉴욕증시도 하락 출발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죠.
미국 재무부 스콧 베선트 장관은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는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춘 연준의 신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연준의 경제 전망 모델이 실패했다"며 내부 운용 전면 개편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재무부의 우려는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국내 금리 전망은?
한국은행의 1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한미 금리차가 1.50%포인트로 축소되면서 환율 상승 압박은 완화됐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17개월 연속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한은의 금리 인하 명분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한 1.2%를 기록한 점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입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내년 2월이나 1분기 중 한 차례 더 낮추고 인하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노무라증권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경우 11월 회의에서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연준은 12월부터 양적긴축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며 시중 유동성 흡수를 멈출 예정입니다. 하지만 연방 정부 폐쇄로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데이터 부족 상황에서 연준이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장은 당분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부동산 공급 대책의 효과가 한은의 금리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며 필요시 적기 대응할 것을 지시한 상태라, 향후 정책 조율 과정도 주목할 부분입니다.